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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재채기의 원인을 기록하며 추적했다. 고무자석 표지판과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했던 경험
1. “기록하지 않았다면, 원인을 밝혀냈을까?
어떤 일이든 기록하는 습관은 중요하다.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에게도 기록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도구에 가깝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언제였는지
어떤 물건이 주변에 있었는지
그 전날 무엇을 입고, 만지고, 맡았는지
이걸 적어두지 않으면
며칠만 지나도 기억은 흐릿해진다.
“그때 뭐였더라…”라는 말만 남는다.
이번 재채기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이전 기록이 없었다면
이번 사건의 절반 이상은 기억에서 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 그 때는 아무 의미없어 보였던 바닥에 떨어진 고무자석 표지판
2025년 10월,
회사 업무와 관련해 고무자석으로 붙이는 표지판을 제작했다.
철판에 붙여 사용하는 안내 표지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 고무자석 표지판이 철판에서 떨어져 바닥에 놓여 있었다.
다시 붙이려고 시도했지만
가로로 길고
세로로 짧은 형태라
철판에 제대로 밀착되지 않았다.
“나중에 처리하지 뭐.”
그렇게 생각하고 며칠간 바닥에 그대로 두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래도 이건 다시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고무자석 표지판을 사무실로 가져왔다.
나는 책상을 두 개 사용하는데
그중 오른쪽 책상 위에 그 표지판을 올려두었다.
고무가 보이는 면은 바닥을 향하게 놓았고,
좌, 중, 우 세 군데에 양면테이프를 붙여
나중에 다시 철판에 붙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그날 하루를 보냈다.
3. 이유를 알 수 없던 월요일 점심부터 시작된 재채기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일찍 출근은 쉽지 않았음에도, 나는 결국 출근하여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
아침 06시 50분 조회를 하고
07시 30분부터 회의....
회의를 마치고 나니
금요일에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고무자석 표지판은
이미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있었다.
그리고 점심 무렵,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번 ❌
두 번 ❌
수시로, 반복적으로.
오후가 되자 재채기는 계속됐고
서서히 스트레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지?”
나는 책상 위를 하나씩 점검하기 시작했다.
파일철
문서
소형 집기
의심되는 물건은
내 자리에서 더 멀리 치워버렸다.
그중에는
양면테이프로 파일철 표지에 제목을 붙여놓은 것도 있었다.
퇴근 즈음
“혹시 이 파일철의 양면 테이프 때문이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최대한 멀리 치워버렸다.
4. 다음 날도 계속 됐던 재채기, 그럼 원인은 아직도 남아 있다는 사실
다음 날 아침, 다시 출근.
업무에 집중했다.
그런데 역시나
점심 즈음부터 재채기가 시작됐다.
이 말은 곧
👉 전날 치운 파일철은
👉 재채기 유발 물건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다시 주변을 둘러보던 중
전날 아침 잠깐 봤던
고무자석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내 자리에서
1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는 그 고무 부분은 바닥으로 향하였다. 자세히 보니 바닥 부분이 약간 들떠 있어서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게 원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고무자석 표지판을
내 자리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옮겨버렸다.
그러자 재채기 빈도는 줄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재채기를 하고 있었다.
👉 고무자석 표지판은 ‘부분 원인’
👉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5. 집에서도 재채기? 그 순간 단서가 된 스마트폰
결정적인 순간은 집에서 나왔다.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데
재채기가 여러 번 연속으로 나왔다.
그 순간 머릿속이 정리됐다.
“이 상황에서 재채기를 유발할 수 있는 건
스마트폰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스마트폰 케이스”
나는 최근에 스마트폰 케이스를 새로 구매했었다.
그래서 바로
그 스마트폰 케이스를 벗겨
먼 곳에 치워버렸다.
그리고 놀랍게 보일 수 있지만 당연한 상황으로
👉 재채기가 멈췄다.
그제서야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6. 고무, 그리고 면역 저하
왜 갑자기
스마트폰 케이스 때문에 재채기가 심해졌을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몇 가지 합리적인 가정은 이렇다.
가설 1
얼마 전 취침 시 입고 잤던 츄리닝 바지
그 옷에서 방출된 화학물질로
목 통증이 먼저 발생했고
그로 인해 면역 상태가 떨어졌을 가능성.
면역력이 떨어지면 평소 주변에 놓아도 괜찮던 물건의 영향을 받아 재채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설 2
전주 금요일부터 내 주변에 있던
고무자석 표지판
그곳에서 방출된 화학물질이
이미 호흡기를 자극하고 있었고
그래서 내 신체 면역력을 떨어트린 상황
👉 그 상태에서
👉 고무 성질을 가진 스마트폰 케이스가
👉 추가 자극으로 작용했을 가능성
그리고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
약 한 달 전에도
같은 스마트폰 케이스로 재채기를 했던 경험.
그때는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최초 자극 원인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기록이 있었고
이러한 가정으로 원인을 추적하였다.
결론
알레르기 극복의 핵심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알레르기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 주변 환경이 신체에 미치는 결과다
그리고 기록하지 않으면
원인은 다시 사라진다
재채기 하나도
우연으로 넘기면 그냥 끝난다.
하지만 기록하면
패턴이 보인다.
그래서
알레르기 극복의 시작은
약이 아니라
기록이다.

